Showing Posts From

밤도

금요일 밤도 안전하지 않다: 주말 장애의 공포

금요일 밤도 안전하지 않다: 주말 장애의 공포

금요일 밤도 안전하지 않다: 주말 장애의 공포 금요일 저녁의 착각 금요일 오후 6시. 배포 완료. "이번 주말은 진짜 쉰다." 대표님한테 슬랙 보냈다. "금주 배포 완료했습니다. 주말 푹 쉬세요." 돌아온 답장. "수고했어요 👍" 노트북 덮었다. 가방에 넣었다.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유튜브 봤다. 치킨 시켰다. 맥주 마셨다. 오랜만이다. 이 해방감. 새벽 2시까지 넷플릭스 봤다. 괜찮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토요일의 배신 토요일 오후 2시. 침대에서 일어났다. 12시간 잤다. 오랜만에 제대로 잔 느낌. 샤워하고 밥 먹고. '오늘 뭐하지.' 생각하는데. 띠링. 슬랙 알림음. 심장이 멈췄다. "서버 응답 없음 - 프로덕션" 아니. "502 Bad Gateway 발생" 제발. "유저 문의 폭주 중" 씨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노트북 어딨지. 가방. 가방이 어디 있지. 거실 소파에 던져놨던 가방 뒤졌다. 손 떨린다. 부팅되는 30초가 30분 같다. 슬랙 들어갔다. 대표님 멘션 5개. 기획자 멘션 3개. CS팀 멘션 7개. 전부 나한테. "지금 확인 중입니다." 타이핑하는 손이 떨렸다. 주말 장애의 특징이 있다. 혼자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 전부 나한테 온다.파자마 차림의 장애 대응 AWS 콘솔 열었다. CloudWatch 확인. CPU 사용률 98%. 메모리 100%. "또 이거냐." 지난주 추가한 기능. 대표님이 "이거 급해요" 했던 그거. 배치 작업이 멈췄다. 메모리 릭. 근데 왜 하필 토요일 오후냐. 금요일 밤에는 멀쩡했잖아. 파자마 바람에 앉아서 코드 뒤졌다. 머리 산발. 양치도 안 했다. 슬랙에서 계속 울린다. "언제쯤 복구 가능할까요?" "유저들 환불 요청하는데요" "지금 매출 나가는 시간인데" 알아. 다 알아. 근데 나도 지금 원인 찾는 중이라고. "30분 내 복구 예정입니다." 거짓말이다.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코드 수정했다. 배포했다. 재시작했다. 안 된다. 또 수정. 또 배포. 또 재시작. 3시간 지났다. 창밖을 봤다. 토요일 오후다. 사람들 공원 산책한다. 나는 파자마 바람에 장애 대응 중이다.주말 장애의 특별함 주말 장애가 평일 장애보다 최악인 이유. 첫째, 혼자다. 도움 청할 사람 없다. 전부 나한테 온다. 둘째, 기대치가 있었다. '이번 주말은 쉬어야지' 했으니까. 셋째, 복구해도 박수 없다. 당연한 거니까. 주말인데 일했다고 칭찬 안 한다. 넷째, 월요일에 또 출근한다. 주말이 사라진 거다. 오후 5시. 드디어 복구했다. "복구 완료했습니다." 대표님 답장. "고생했어요 👍" 이모지 하나. 3시간 날렸는데 이모지 하나. 기획자도 답장 왔다. "다행이네요. 월요일에 회의 잡을게요." 회의까지 잡힌다. 노트북 덮었다. 양치하러 갔다. 거울 봤다. 머리 엉망. 눈 충혈. 파자마 구겨짐. 오늘 토요일이다. 일요일도 안전하지 않다 토요일 저녁 먹었다. 편의점 도시락. '내일은 쉬어야지.' 또 같은 생각. 일요일 오전 11시. 침대에서 폰 봤다. 슬랙 알림 없다. 다행이다. 샤워하고 밥 먹고. 빨래 돌리고. '오늘은 좀 쉴 수 있나.' 오후 3시. 띠링. 또. "결제 모듈 오류" 진짜냐. 어제 수정한 코드가 결제에 영향 준 거다. 사이드 이펙트다. 미처 못 봤다. 노트북 켰다. 또 시작이다. 일요일 오후 3시. 사람들 카페 간다. 영화 본다. 데이트한다. 나는 결제 모듈 뒤진다. 2시간 걸렸다. 핫픽스 배포했다. "복구 완료" 대표님 답장 없다. 일요일 오후니까. 나만 일한 거다. 창밖 봤다. 해 진다. 주말이 끝났다. 월요일 아침 월요일 오전 10시. 출근했다. 동료들 "주말 잘 쉬었어요?" "네." 거짓말이다. 대표님 만났다. "주말에 고생했어요. 덕분에 큰일 안 났네요." "괜찮습니다." 괜찮지 않다. 회의 시작했다. 기획자가 말한다. "이번 주 일정 빡빡한데요." 알아. 주말도 없었는데 이번 주도 없는 거지. 책상 앉았다. 슬랙 확인했다. 어제 복구한 건 들어가 있다. 당연하다. 커피 마셨다. 세 번째다. 책상 서랍에 노트북 충전기 두 개 있다. 하나는 집에 두고 왔다. 어차피 집에서도 쓸 거니까. 주말 장애 대응한 게 업무일지에 안 들어간다. 당연한 일이니까. 야근 수당도 없다. 스타트업이니까. 스톡옵션 0.5%가 있다. 의미 있을까. 금요일이 두렵다 이번 주 금요일. 배포한다. 또. "이번 주말은 쉬어야지." 또 같은 말 할 거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 슬랙이 울릴 거다. 또 노트북 켤 거다. 또 파자마 바람에 장애 대응할 거다. 주말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근데 계속 기대한다. 이번 주말은 다를 거라고. 거짓말이다. 알고 있다. 온콜이 24시간이다. 주말도 포함이다. 혼자라서 그렇다. 나 말고 고칠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 채용 공고 6개월째다. 안 뽑힌다. 면접 볼 시간도 내가 없다. 장애 대응하느라. 이직 생각한다. 근데 못 한다. 여기 떠나면 서비스 터질 거 같아서. 미안해서. 책임감이다. 주말 장애도 책임감 때문에 대응한다. 근데 이게 맞나. 모르겠다. 금요일이 두렵다. 주말이 두렵다. 쉬고 싶다. 진짜로.다음 주 금요일도 "이번 주말은 쉰다" 할 거다. 거짓말인 줄 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