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AWS 콘솔: 쉬어야 할 시간도 일이다
- 28 Dec, 2025
점심시간에 AWS 콘솔: 쉬어야 할 시간도 일이다
점심 먹으러 간다는 게
12시 30분. 배달 음식이 도착했다.
손에 든 건 젓가락이 아니라 노트북이다.
“점심 먹으면서 좀 볼게요.”
다들 그러는 줄 알았다. 근데 내 주변엔 날 말릴 사람이 없다.

기획자는 밖에 나가서 먹는다. 디자이너는 카페 간다.
나는? 책상에서 먹는다.
왜냐면 배포가 오후 2시거든.
점심 먹으면서 로그 확인하고, EC2 상태 보고, RDS 커넥션 체크한다.
“점심시간이라도 쉬어야지.”
쉬고 싶다. 근데 불안하다.
AWS 콘솔이 점심 친구
오늘 메뉴는 제육볶음 덮밥이다.
근데 내 눈은 CloudWatch를 보고 있다.
CPU 사용률 65%. 좀 높네.
Lambda 에러율 0.3%. 괜찮네.
S3 비용 이번 달 12만원. 어? 지난달보다 3만원 올랐네.

젓가락으로 밥 한 술 뜨고, 마우스 스크롤.
또 한 술 뜨고, EC2 인스턴스 확인.
“너 밥 먹으면서도 일해?”
대표님이 지나가면서 물었다.
“아, 그냥 확인만요.”
그냥이 아니다. 진짜 확인해야 한다.
왜냐면 오후에 기능 배포하거든. 지금 안정적이어야 나중에 문제가 없다.
점심시간이 온콜 시간
작년 여름이었다.
점심 먹으러 밖에 나갔다. 치킨집.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슬랙이 울렸다.
“서버 응답 없음”
치킨 포장해달라고 하고 뛰어왔다.
결국 치킨은 식탁에서 먹었다. 노트북 옆에서.
그때부터다. 점심시간에도 노트북 챙긴다.

“밥 먹을 때만이라도 쉬어.”
부모님이 그러셨다.
쉬고 싶다. 근데 장애는 내 점심시간을 배려 안 한다.
AWS 알람은 내가 밥 먹는지 안 먹는지 모른다.
유저는 점심시간에도 우리 서비스를 쓴다.
그럼 나도 점심시간에 일해야 한다. 그게 풀스택 개발자다.
비용 알람이 식욕을 잡는다
오늘 AWS 콘솔 열었다.
이번 달 예상 비용: 87만원.
저번 달: 72만원.
15만원 올랐다.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간다.
뭐가 올랐지? EC2? RDS? 아니면 데이터 전송?
Cost Explorer 들어간다.
밥은 식는다. 나는 그래프를 본다.
“S3 비용이 왜 이렇게…”
로그 파일이다. 삭제 정책 안 만들어놨다.
6개월치 로그가 쌓여있다. 하루에 1만원씩 나간다.
“아 진짜.”
젓가락 놓는다. 터미널 연다.
aws s3 rm s3://logs/2024-01/ --recursive
점심시간이 운영 시간이 됐다.
쉬는 시간이 없는 이유
혼자니까.
개발자가 나 하나니까.
내가 안 보면 아무도 안 본다.
“점심시간에 서버 터지면 어떡해요?”
대표님이 그렇게 말한 적 없다.
근데 나는 안다. 내가 안 보면 2시간 동안 방치된다는 걸.
그래서 본다. 밥 먹으면서도.
다른 회사는 어떨까.
개발팀이 5명이면, 로테이션 돌릴 수 있다.
“오늘 점심시간 온콜은 민수 차례야.”
우리는? 매일 내 차례다.
365일 온콜이다.
밥보다 빠른 알람
음식이 오면 30초 안에 뚜껑 연다.
근데 슬랙 알람은 3초 안에 확인한다.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배 > 일 이 아니라
일 > 배 가 됐다.
“지금 먹어야 하는데…”
근데 손은 노트북을 연다.
502 Bad Gateway.
“아 씨.”
밥은 나중이다. 지금은 Nginx 로그 봐야 한다.
PM2 프로세스가 죽었다. 재시작한다.
pm2 restart all
5분 지났다. 밥이 식었다.
“전자레인지…”
다시 데운다. 다시 먹는다. 다시 콘솔 본다.
점심시간의 루틴
12시 30분. 밥 시킨다.
12시 35분. 배달 오는 동안 CloudWatch 본다.
12시 45분. 밥 도착. 노트북 연다.
12시 50분. 먹으면서 Cost Explorer 확인.
1시 00분. RDS 커넥션 수 체크.
1시 10분. EC2 메모리 사용률 확인.
1시 20분. Lambda 에러 로그 훑어본다.
1시 30분. 밥 다 먹음. 콘솔은 아직 열려있음.
이게 점심시간이다.
쉬는 시간이 아니라 “먹으면서 일하는 시간”이다.
동기는 밖에서 논다
대학 동기랑 통화했다.
“야, 점심 뭐 먹어?”
“나? 밥 먹으면서 AWS 보는데.”
”…너 진짜 그렇게 살아?”
그렇게 산다.
동기는 대기업 다닌다. 점심시간 1시간 30분.
밖에 나가서 먹고,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온다.
“너도 이직해. 거기 왜 있어?”
모른다. 나도 모른다.
근데 여기 떠나면 서비스 터진다는 걸 안다.
그래서 못 떠난다. 점심시간도 못 쉰다.
진짜 쉬는 법을 잊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점심시간에 진짜 쉬었을까.
밖에 나가서, 햇빛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밥만 먹었을까.
기억이 안 난다.
항상 노트북이 있었다.
항상 콘솔이 열려있었다.
항상 “혹시 모르니까” 확인했다.
이제는 확인 안 하면 불안하다.
“점심시간에 장애 나면 어떡하지?”
그 생각이 밥 먹는 내내 머릿속에 있다.
대표님은 모른다
대표님은 점심 잘 먹는다.
밖에 나가서 회의하고, 맛있는 거 먹고 온다.
“점심 맛있게 드세요!”
나한테 그렇게 말한다.
모른다. 내가 책상에서 먹는다는 걸.
모른다. 내가 콘솔 보면서 먹는다는 걸.
말 안 했으니까.
“점심시간에도 일해요” 라고 말하면 뭐라고 할까.
“그럼 쉬세요” 라고 할까?
근데 쉬면 누가 보는데?
비용 최적화는 점심 업무
S3 라이프사이클 정책 만든다.
30일 지난 로그는 Glacier로.
90일 지난 로그는 삭제.
이거 하는 데 20분 걸렸다.
점심시간 절반이다.
밥은 10분 만에 먹었다.
일은 20분 했다.
이게 맞나? 모르겠다.
근데 이번 달 비용 10만원 줄었다.
“잘했네.”
스스로 칭찬한다. 아무도 안 해주니까.
EC2 인스턴스 타입 변경
점심 먹으면서 생각했다.
t3.medium 쓰는데, 사용률이 30%밖에 안 된다.
t3.small로 바꾸면 월 3만원 아낀다.
오늘 점심시간에 바꿨다.
aws ec2 modify-instance-attribute
밥 먹고, 명령어 치고, 다시 먹고.
30분 만에 끝냈다.
이게 점심시간 생산성이다.
쉬는 시간이 아니라 “조용히 일하는 시간”이다.
슬랙 알림음이 젓가락을 멈춘다
“띵동”
슬랙이다.
젓가락이 공중에 멈춘다.
심장이 빨라진다.
누가 멘션했나? 장애 알림인가?
확인한다.
“[서버] 메모리 사용률 85%”
“아…”
밥은 그대로 둔다. 터미널 연다.
htop
프로세스 확인한다. 메모리 많이 쓰는 놈이 있다.
재시작한다. 사용률 떨어진다.
10분 지났다.
밥이 완전히 식었다.
“다시 데워야지.”
세 번째 데운다. 오늘.
점심시간 30분
회사 규정상 점심시간은 1시간이다.
근데 실제로는 30분이다.
왜? 나머지 30분은 일하니까.
누가 시킨 거 아니다.
내가 알아서 한다.
안 하면 불안하다.
“오후에 배포하는데 지금 상태 확인 안 하면…”
그 생각이 밥보다 크다.
그래서 본다. 확인한다. 점심시간에도.
카페 가는 동료
디자이너가 물었다.
“같이 카페 갈래요?”
“아, 전 여기서 먹을게요.”
“매일 책상에서 먹으시네요.”
“네, 편해서요.”
거짓말이다.
편한 게 아니다. 그냥 못 나간다.
나가면 불안하다.
노트북 없으면 불안하다.
콘솔 안 보면 불안하다.
그래서 책상에 있는 게 편하다. 아니, 편한 척한다.
밥 먹으면서 로그 분석
에러 로그 1,247건.
대부분 타임아웃이다.
외부 API가 느리다. 그거 때문이다.
“점심 먹고 처리해야지.”
근데 점심 먹으면서 처리한다.
로그 필터링하고, 패턴 찾고, 이슈 정리한다.
밥은? 씹는 중이다. 근데 눈은 터미널에 있다.
멀티태스킹이 일상이 됐다.
비용 알람 설정
점심 먹으면서 CloudWatch 알람 만들었다.
일일 비용 3만원 넘으면 슬랙 알림.
이제 비용도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점심시간에 만들었다.
10분 걸렸다.
밥은 5분 만에 먹었다.
효율적이다. 근데 행복하진 않다.
점심시간이 개발 시간
기획자가 오전에 요청했다.
“이거 급한데 오늘 중으로 돼요?”
“네, 볼게요.”
오전엔 회의 있었다.
오후엔 배포 있다.
그럼 언제? 점심시간이다.
밥 먹으면서 코드 짠다.
const updateConfig = async () => {
// 한 줄 쓰고 밥 한 입
}
30분 만에 끝냈다.
밥도 먹고 일도 했다.
대표님이 보면 칭찬할까?
“점심시간에도 일하네, 열심히 하네.”
칭찬인지 모르겠다.
동료가 없는 점심
혼자 먹는다. 매일.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은 팀원들이랑 먹는다.
“오늘 뭐 먹을까?” 같이 고민한다.
나는? 혼자 고민한다.
“오늘 뭐 먹을까? 그리고 어떤 일 할까?”
점심 메뉴보다 점심시간 업무가 먼저다.
동료가 있었으면 달랐을까.
“야, 점심 먹으러 가자. 노트북 두고.”
그런 말 해줄 사람 있었으면.
근데 없다. 혼자다.
RDS 스냅샷 확인
점심 먹으면서 RDS 콘솔 봤다.
자동 백업 7일치 있다.
수동 스냅샷은 언제 찍었지?
2주 전이다.
“오늘 하나 찍어놔야겠다.”
오후에 DB 스키마 변경 있다.
지금 스냅샷 만든다.
밥 먹으면서 클릭 몇 번.
30분 걸린다. 백그라운드로 돌린다.
점심시간이 백업 시간이다.
에너지 드링크가 후식
밥 다 먹었다.
냉장고 연다.
에너지 드링크 꺼낸다. 오늘 첫 번째.
카페인 80mg. 타우린 1000mg.
“오후 버텨야지.”
마신다. 콘솔은 여전히 열려있다.
Lambda 함수 실행 시간 체크한다.
평균 850ms. 좀 느리다.
“코드 최적화 해야 하는데…”
메모해둔다. 언젠가 할 일 목록에.
근데 언젠가는 안 온다.
점심시간 30분 vs 실제 0분
회사 규정: 1시간
내 점심시간: 30분
진짜 쉬는 시간: 0분
밥 먹는 30분도 일한다.
노트북 보면서 먹는다.
콘솔 확인하면서 먹는다.
코드 짜면서 먹는다.
0분이다. 쉬는 시간 0분이다.
“점심시간에 쉬었어?”
거짓말로 “네” 라고 한다.
진실은 “아니오”다.
언제 진짜 쉴까
모르겠다.
채용 되면? 그때까지 몇 개월 남았을까.
이직하면? 그럼 여기는 어떡하지.
서비스 안정화되면? 언제 되는데.
대표님이 이해해주면? 말 안 해봤는데.
답이 없다.
그냥 계속 이렇게 사는 건가.
점심시간도 일하면서.
저녁도 야근하면서.
주말도 온콜 대기하면서.
밥그릇 옆의 노트북
책상을 본다.
왼쪽: 빈 도시락 통
오른쪽: 노트북, AWS 콘솔 열려있음
가운데: 에너지 드링크 캔
이게 내 점심시간이다.
밥은 먹었다. 근데 쉬지 못했다.
몸은 영양을 섭취했다. 근데 정신은 일했다.
“이게 맞나?”
질문한다. 답은 없다.
그냥 다시 일한다. 오후 1시 30분이다.
점심 먹으면서 AWS 콘솔 보는 게 일상이 된 지 2년. 언제쯤 진짜 쉬면서 밥 먹을 수 있을까.
